출처: 2020 서울국제댄스페스티벌 인 탱크_춤지 리.. : 네이버블로그 (naver.com)
삶을 바라보는 세가지 관점
김주빈<고개 고개로> 권미정<좋은날> 최재혁<人 in 人>(7월23〜26일, 문화비축기지)
김호연 / 춤평론가

2020 서울국제댄스페스티벌 인 탱크가 펼쳐졌다. 올해 이 행사는 문화비축기지를 중심으로 다양한 공연 형태가 릴레이로 진행됨과 동시에 온라인으로 국내외 안무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며 포스트코로나 시대, 새로운 방법론을 가지고 대중과 소통하고자 했다. 이번 행사 중 마라톤 스페셜 공연, 마라톤공연은 총 28편의 작품이 펼쳐졌는데 이 중 모두 공들인 작품들이지만 세 작품을 이야기하면서 동시대 젊은 안무가들의 의식과 이 행사가 가지는 의미를 살펴보겠다.
김주빈 안무 <고개고개로>는 제목에서 드러나듯 고개, 고개 넘어가는 듯한 인간의 굴곡 있는 삶을 관조적 입장에서 바라보면서도 이를 담담한 몸짓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시작은 무음악 속에서 한 무용수는 양 손에 한 사람씩 끌고 나오고, 그와 상관없이 자신의 길을 가는 무용수 그리고 한 쪽에는 바닥에 허리를 대고 허우적거리며 발짓을 하는 무용수 등 인간 행위의 상징적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그러다가 베토벤 교향곡「운명」이 흐르면서 집단적이면서 개인적 행위가 영속적으로 이어지기도 하고, 같은 방향으로 집단적으로 나아가기도 하지만 이를 조금 떨어져 바라보며 같으면서도 다른 자아의 동질성을 확인하기도 한다. 이어 피아노의 서정적 음률로 시작하여 전자음악이 결합되면서 몸짓은 정제되지만 확장성을 보이다가 앞서 핍진한 삶의 여정은 해소를 가지고 오고 개인의 삶에 대한 전진을 그려낸다.
이렇게 이 작품은 삼단 구성을 통해 진폭 달리하는 감정선의 서사구조와 음악적 변별을 통해 개별적 담론의 영속성을 자연스럽게 형성한다는 점에서 안정적이면서도 짜임새를 준다. 이는 서사적 행위와 관점에 따른 변화양상이 유동적으로 흐르면서 이에 걸맞은 장면 구성에서 드러난 결과이다. <고개 고개로>는 그리 어렵지 않게 관객에 다가서고 있고 기대지평의 확장성을 보인 점에서 형식적 힘도 보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권미정안무의 <좋은 날>은 먼저 가족을 잃고, 남은 인생을 살면서 조용히 하늘로 가기를 바라지만 이 쉽고도 어려운 일이 하늘의 뜻이며 이 세계와 담담하게 이별해야 함을 말하고자 한 작품이다. 먼저 각각 무용수의 몸짓은 다른 자아의 내적 분출로 개성이 변별되어 나타나지만 같은 행위의 연속성을 통해 모두 비슷한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이려 한다. 그러다가 주체적 자아의 몸짓을 통해 순간적으로 희로애락의 모습이 그려지고, 기복(祈福)행위 속에서 아름다운 이별을 갈구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이어 영혼의 주체는 구원적 의미의 몸짓, 즉 성호경을 긋는 행위가 반복되다가 점점 빠르게 고조를 이루고. 반대로 주위의 집단적 객체의 몸짓과 단선적 음악 속에서 영혼을 달래며 마무리를 짓는다.
어느 누구나 겪어야 할 일이지만 아름다운 이별이란 쉽지 않다. 삶에 대한 회환과 후회가 가득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작품에서는 극단의 변별적 맺음과 풀림의 몸짓이 아닌 감정을 담담하게 그려낸 행위를 통해 주제의식이 보는 이들에게 그대로 전달되었다. 이는 순간순간 직시적인 표현방식으로 풀어놓지만 미시적으로 감정을 고조시키는 힘도 있었고, 공간 구성의 효율적 움직임 속에서도 합을 이룬 결과이다.
최재혁안무 <人 in 人>은 순수성과 사회에 대한 순응 등 현대사회에 대한 본질적 전형성이 그려진 작품이다. 처음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놀이를 하며 천진난만하게 유희를 즐기는 모습으로 시작한다. 이어 숨바꼭질하는 치기어린 몸짓 그리고 나뭇잎 가지를 물고 새들처럼 나는 행위를 드러내며 천진난만하면서도 자유의지의 편안한 안식을 전해준다. 그렇지만 구(球)모양의 그릇에 나뭇잎 가지를 넣으며 자유 인식은 제약과 속박이 되고, 나뭇잎이 들어있는 그릇에 연기를 넣으며 피폐한 사회적 환경에 대한 상징성도 표현한다. 그러다가 이들은 정형화된 움직임을 보이다면서도 자율적인 움직임 속에서 현대사회의 제한적인 자율의지를 그리려 하면서 마무리 짓는다.
<人 in 人>은 현대사회의 사유와 행동의 제한적 구조 속에서 여유와 확장성을 표현하려한다. 주제의식이나 안무자의 의도가 기대지평에 잘 융화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본질적 사회인식의 양면성을 가볍게 풀면서도 상징성을 통해 관객에게 쉽게 다가고자 하였다는 점에서 안정감을 주었다.
이 번 축제의 마라톤 스페셜 공연, 마라톤공연 무대는 특별한 장치 없이 원형으로 되어있고, 통유리를 통해 나무가 우거진 배경이 자연스럽게 보이는 파빌리온에서 펼쳐져 특별한 느낌을 주었다. 이는 큰 장면 변환 없이 20여분의 동안 하나의 호흡으로 다가갔기에 춤에 집중하는 결과도 주었다. 그러다보니 흥취를 주며 감정을 고조시킨 작품은 드물었지만 젊은 안무자들이 삶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소품에 담아지며 앞으로 다양한 안무를 위한 토대가 되었다는 점에서 이 행사의 부분적 의미가 있을 듯하다.
출처: 2020 서울국제댄스페스티벌 인 탱크_춤지 리.. : 네이버블로그 (naver.com)
삶을 바라보는 세가지 관점
김주빈<고개 고개로> 권미정<좋은날> 최재혁<人 in 人>(7월23〜26일, 문화비축기지)
김호연 / 춤평론가
2020 서울국제댄스페스티벌 인 탱크가 펼쳐졌다. 올해 이 행사는 문화비축기지를 중심으로 다양한 공연 형태가 릴레이로 진행됨과 동시에 온라인으로 국내외 안무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며 포스트코로나 시대, 새로운 방법론을 가지고 대중과 소통하고자 했다. 이번 행사 중 마라톤 스페셜 공연, 마라톤공연은 총 28편의 작품이 펼쳐졌는데 이 중 모두 공들인 작품들이지만 세 작품을 이야기하면서 동시대 젊은 안무가들의 의식과 이 행사가 가지는 의미를 살펴보겠다.
김주빈 안무 <고개고개로>는 제목에서 드러나듯 고개, 고개 넘어가는 듯한 인간의 굴곡 있는 삶을 관조적 입장에서 바라보면서도 이를 담담한 몸짓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시작은 무음악 속에서 한 무용수는 양 손에 한 사람씩 끌고 나오고, 그와 상관없이 자신의 길을 가는 무용수 그리고 한 쪽에는 바닥에 허리를 대고 허우적거리며 발짓을 하는 무용수 등 인간 행위의 상징적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그러다가 베토벤 교향곡「운명」이 흐르면서 집단적이면서 개인적 행위가 영속적으로 이어지기도 하고, 같은 방향으로 집단적으로 나아가기도 하지만 이를 조금 떨어져 바라보며 같으면서도 다른 자아의 동질성을 확인하기도 한다. 이어 피아노의 서정적 음률로 시작하여 전자음악이 결합되면서 몸짓은 정제되지만 확장성을 보이다가 앞서 핍진한 삶의 여정은 해소를 가지고 오고 개인의 삶에 대한 전진을 그려낸다.
이렇게 이 작품은 삼단 구성을 통해 진폭 달리하는 감정선의 서사구조와 음악적 변별을 통해 개별적 담론의 영속성을 자연스럽게 형성한다는 점에서 안정적이면서도 짜임새를 준다. 이는 서사적 행위와 관점에 따른 변화양상이 유동적으로 흐르면서 이에 걸맞은 장면 구성에서 드러난 결과이다. <고개 고개로>는 그리 어렵지 않게 관객에 다가서고 있고 기대지평의 확장성을 보인 점에서 형식적 힘도 보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권미정안무의 <좋은 날>은 먼저 가족을 잃고, 남은 인생을 살면서 조용히 하늘로 가기를 바라지만 이 쉽고도 어려운 일이 하늘의 뜻이며 이 세계와 담담하게 이별해야 함을 말하고자 한 작품이다. 먼저 각각 무용수의 몸짓은 다른 자아의 내적 분출로 개성이 변별되어 나타나지만 같은 행위의 연속성을 통해 모두 비슷한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이려 한다. 그러다가 주체적 자아의 몸짓을 통해 순간적으로 희로애락의 모습이 그려지고, 기복(祈福)행위 속에서 아름다운 이별을 갈구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이어 영혼의 주체는 구원적 의미의 몸짓, 즉 성호경을 긋는 행위가 반복되다가 점점 빠르게 고조를 이루고. 반대로 주위의 집단적 객체의 몸짓과 단선적 음악 속에서 영혼을 달래며 마무리를 짓는다.
어느 누구나 겪어야 할 일이지만 아름다운 이별이란 쉽지 않다. 삶에 대한 회환과 후회가 가득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작품에서는 극단의 변별적 맺음과 풀림의 몸짓이 아닌 감정을 담담하게 그려낸 행위를 통해 주제의식이 보는 이들에게 그대로 전달되었다. 이는 순간순간 직시적인 표현방식으로 풀어놓지만 미시적으로 감정을 고조시키는 힘도 있었고, 공간 구성의 효율적 움직임 속에서도 합을 이룬 결과이다.
최재혁안무 <人 in 人>은 순수성과 사회에 대한 순응 등 현대사회에 대한 본질적 전형성이 그려진 작품이다. 처음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놀이를 하며 천진난만하게 유희를 즐기는 모습으로 시작한다. 이어 숨바꼭질하는 치기어린 몸짓 그리고 나뭇잎 가지를 물고 새들처럼 나는 행위를 드러내며 천진난만하면서도 자유의지의 편안한 안식을 전해준다. 그렇지만 구(球)모양의 그릇에 나뭇잎 가지를 넣으며 자유 인식은 제약과 속박이 되고, 나뭇잎이 들어있는 그릇에 연기를 넣으며 피폐한 사회적 환경에 대한 상징성도 표현한다. 그러다가 이들은 정형화된 움직임을 보이다면서도 자율적인 움직임 속에서 현대사회의 제한적인 자율의지를 그리려 하면서 마무리 짓는다.
<人 in 人>은 현대사회의 사유와 행동의 제한적 구조 속에서 여유와 확장성을 표현하려한다. 주제의식이나 안무자의 의도가 기대지평에 잘 융화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본질적 사회인식의 양면성을 가볍게 풀면서도 상징성을 통해 관객에게 쉽게 다가고자 하였다는 점에서 안정감을 주었다.
이 번 축제의 마라톤 스페셜 공연, 마라톤공연 무대는 특별한 장치 없이 원형으로 되어있고, 통유리를 통해 나무가 우거진 배경이 자연스럽게 보이는 파빌리온에서 펼쳐져 특별한 느낌을 주었다. 이는 큰 장면 변환 없이 20여분의 동안 하나의 호흡으로 다가갔기에 춤에 집중하는 결과도 주었다. 그러다보니 흥취를 주며 감정을 고조시킨 작품은 드물었지만 젊은 안무자들이 삶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소품에 담아지며 앞으로 다양한 안무를 위한 토대가 되었다는 점에서 이 행사의 부분적 의미가 있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