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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서울국제댄스페스티벌인탱크X아츠인탱크] 제3회 안무자캠프 쇼케이스 멘토링 총평

일시 : 2022년 4월 30일 (토) 오후 2시

장소 : 문화비축기지

멘토 : 심정민 (무용평론가·비평사학자)

 

 

 

공식적인 작품 발표 이전에 중간시연회 성격의 쇼케이스는 창작의 과정을 점검하고 작품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목적을 지니고 있다. 무용예술 문화가 잘 조성되어있는 국가에서는 활성화되어 있는 편이나 국내에서는 그 중요성을 여전히 강하게 인지하고 있지는 못한 듯하다. 특히 신진들에게는 현장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이 창작을 진척시키는 데 있어 고무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중요하다. 제3회 안무자캠프 쇼케이스가 이러한 중간시연회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2022년 4월 30일 문화비축비기 야외의 여러 곳에서 총 8팀의 작품이 각각 15분 내외로 펼쳐졌다. 각기 젊은 개성과 열정 그리고 노력이 엿보이는 8개의 작품이 펼쳐진 점은 완성작의 정식 공연에 대한 기대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였다. 8개의 작품들을 통해 창작적인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본질적인 사항에 대해 논의하자면 다음과 같다.

 

컨템포러리댄스의 경우 (모던댄스에서 중요시했던) 주제에 대한 움직임 표현보다는 소재나 주제에 대한 시각적인 이미지화가 좀 더 두드러진 편이다. 모던과 컨템포러리 사이를 유영하는 작품이 두어 개 정도 보이는 데 이에 대해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현재 현대무용, 발레에 이어 한국무용 계열에서도 완전한 컨템포러리화가 이루어졌기 때문에 신진 및 중견 안무가로서 컨템포러리한 창작에 대한 이해와 실현은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요소다.

여러 명이 등장하는 작품의 경우 조화와 협업의 자연스러움을 조성해야 한다. 이는 치밀하면서도 유기적인 창작과 훈련이 바탕할 때만 이루어질 수 있다.

2번의 안무적인 성취를 끌어올리기 위해 접촉즉흥 등의 리서치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접촉즉흥에 대한 설명은 아래 첨석하도록 하겠다.

소품이나 오브제를 사용할 경우 움직임에 제약을 받을 수 있는 여지가 있으므로 보다 창의적인 활용에 대한 탐구가 선행되어야 한다.

음악 선정에 있어 지나치게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클래식의 사용은 예술적 창의성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지 않은지 고려해봐야 한다.

리듬을 활용할 때 처음부터 끝까지 지나친 정박 고수는 음악성에 있어 가장 기초적인 단계의 안무 구사력으로 이어질 수도 있으니 지양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호흡의 활용할 때 장단과 고조에 대해 고려할 필요가 있다. 특히 한국무용을 다른 무용예술 장르와 차별화시키는 요소가 바로 호흡이므로 한국무용 계열의 안무가라면 이러한 호흡의 활용에 대해 상대적으로 집중력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

발레의 경우 컨템포러리한 안무 실현에 있어 엣지있는 손끝 처리와 함께 탈중심/다중심을 강조할 때 빠른 실천 효과를 이루어낼 수 있다.

전반적으로 동작의 창의적인 면에서 리서치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현시점에서 전면적인 재수정보다는 이러한 창의적 동작 모티브를 보강해가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단기간에 효과를 볼 수도 있다.

 

올해 안무자캠프에 참가한 8팀의 창작적 개성, 열정, 노력에 박수를 보내며 전무가 의견의 무엇을 받아들이고 받아들이지 않던 잘 결정하는 것 역시 안무가의 몫이다. 결국 작품의 모든 것은 안무가 본인의 책임이며 관객의 박수도 본인에게 주어지는 것이다. 각자 좋은 작품을 완성하여 본 공연에서 큰 박수를 이끌어낼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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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접촉즉흥 : 『무용비평과 감상』(심정민, 레인보우북스 2020) 중에서 발췌


 스티븐 팩스턴은 20세기말 이래로 새로운 움직임을 창조하려는 무용가들에게 많은 영감을 불어넣은 접촉즉흥Contact Improvisation을 개발했다. 1972년 실행되기 시작한 접촉즉흥은 체중 분할, 접촉, 움직임 자각을 기본 원리로 하여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신체를 탐구하는 분야다. 스티븐 팩스턴은 무술의 한 형태인 합기도 훈련에서 착안하여 춤의 경계를 탐구하여 새로운 실습법을 개발한 것이다. 접촉즉흥은 균형 잃기, 반대되는 힘으로 균형 잡기, 신체 선반 찾기, 다른 사람의 체중을 다루거나 들어 올려지기 위해 신체 역학 배우기, 호흡법 등과 같은 예술적 기교를 활용한다. 더 나아가 물리적 요점을 넘어서 신체적 요점을 통해 파트너를 알아가는 기술을 포함할 수 있다. 

접촉즉흥은 좁게는 접촉즉흥 전문가들의 성과로 이어졌지만 넓은 의미에서는 동시대 무용가들에게 다양한 움직임 실험의 기회를 제공하면서 창작의 폭을 확장시켰다. 실제로 수많은 안무가들이 직접적이건 간접적이건 이러한 접촉즉흥의 장점을 수용해갔다. 접촉즉흥은 둘 이상의 상호작용에 의해 만들어지기 마련인데, 하나의 신체가 만들어내는 움직임이 다른 신체의 움직임과 조우하여 예측할 수 없는 새로운 움직임을 창조해 낼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접촉즉흥은 끊임없이 새로운 움직임을 창조하도록 종용되는 현대의 무용예술에서 매력적인 영역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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