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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댄스 필름의 상상력을 실험하다! 제1회 올댓 댄스필름 페스티벌

출처: 댄스 필름의 상상력을 실험하다! 제1회 올댓 .. : 네이버블로그 (naver.com)  

댄스 필름의 상상력을 실험하다

 

지난 12월 15일 문을 연 온라인 플랫폼 ‘아츠인 탱크(www.artsintank.com)’에서 제 1회 올댓 댄스 필름 페스티벌이 열렸다. 아츠인 탱크는 무용공연과 무용예술교육 콘텐츠를 기획, 제작하고 유통하는 온라인 플랫폼이다. 국내의 학생과 전문인들의 공모를 통해 선정된 댄스 필름 18편과 국내외 초청작 6편이 1월 15일까지 아츠인 탱크에서 상영되었으며, 회원 가입을 통해 누구든지 무료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이들 가운데 몇 작품이 시선을 모은다.

 


<빗개의 시선>, 역사적 사건을 춤 언어로

안무자 한성의 <빗개의 시선>은 제주 4.3사건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소재로 하여 ‘무엇을 전달하고, 어떻게 보여지게 할 것인지’에 대한 안무적 계획과 의도가 명확한 작품이다.

‘빗개’란 제주 4.3사건 당시 토벌대와 무장대를 피해 땅 곳곳에 몸을 숨긴 주민들의 은신처를 망보는 어린 아이들을 일컫는 말로, 어두운 밤 가혹한 현실과 마주할 수 밖에 없는, 극도의 공포와 불안에 떠는 어린 소녀 빗개가 도입부에 등장해 소재에 대한 사실적 근거를 강화한다. 또한 미장센을 고려한 앵글, 사건의 이미지, 실제 인물의 목소리 등 영화적 요소의 삽입을 통해 감상자에게 과거를 경험하게 한다는 점에서 대중적 친밀감을 높이는데 기여한다.

통렬한 슬픔의 감정은 이 작품에서 섬세하게 드러난다. 눈으로는 무용수의 몸짓과 표정에서 감각하게 하고, 특히 함께 쓰인 음악은 영화음악 작곡가 Roger Goula의 곡으로써 귀로 전해지는 슬픔의 농도를 더욱 짙게 한다. 탁월한 음악 선택이다.

음악에서 들리는 짧고 긴 음가의 반복적 리듬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헨델의 사라방드와 같은 리듬 형태로, 4도 음정의 하행하는 베이스가 지속되는 바로크 시대의 라멘트(슬픔의 노래)처럼 비통함을 상징한다. 짧고 긴 음가의 리듬으로 시작해 베이스 리듬이 추가되고 음향이 고조되는 음악 구조와 움직임의 관계는 서로 슬픔을 배가시키며 병행을 이룬다.

무용수들은 현실로 돌아왔지만 과거의 아픔은 계속되는 듯 과거와 현재의 공간을 넘나들며 3인무를 춘다. 이 부분은 20분이 넘는 전체 길이에서 1/3을 차지하는 분량이므로 이전의 움직임의 패턴을 지속하여 동일하게 전개하기보다는 이전과 다른 안무적 요소를 추가해 환기시킬 필요가 있어 보인다.

 

<WISH>, 내면 심리를 개별적 행위로

<빗개의 시선>이 극적인 요소와 전달력으로 대중성을 획득했다면 이대호의 <WISH>는 팬더믹 상황에 내몰린 인간의 불안한 심리를 구체적인 몸의 행위로 나열하고, 여기에 감각적인 음악을 덧입혀 개별성을 강조한다.

동굴 속 공간은 닫혀있고, 시간은 멈춰있다. 희미한 조명 아래 목적 없이 떠도는 한 사람. 뒹굴고, 미끄러지고, 흔들거리고, 비틀거리고, 부딪치고, 던지고, 얼굴을 파묻는 일련의 몸짓들이 혼돈으로 가득찬 내면을 드러낸다. 여기에 Dimitri Grechi Espinoza의 색소폰 연주는 리버브가 한층 부풀려져 있어서 그 소리의 울림과 질감이 동굴 안을 가득 채운다.

<WISH>는 한정된 공간과 정체된 시간의 설정 속에 소리, 음향, 조명이 조화를 이루어 세련된 이미지를 만들고 이것이 몸이 하는 행위에 주목하게 한다. 댄서의 몸이 드러내는 물질성이 감상자에게 영향을 미치며 어떠한 상태와 분위기인지를 지각하게 한다는 점이 이 작품의 매력이다.

 

<춤이 된 카메라, 롤 앤 액션>, 결과보다는 과정에

<빗개의 시선>과 <WISH>는 안무적 움직임에 중심을 두고 영화 기법이 결합된 영상물로, 오늘날 우리가 댄스 필름이라고 부르는 것의 대부분이 이와 같은 형태에 속한다. 이 외에도 댄스 필름에는 실제 인물이나 사건 등을 사실적으로 담은 다큐멘터리 형식이 있다.

안무가이자 댄스 필름 감독 성승정의 <춤이 된 카메라, 롤 앤 액션>은 영상 제작 과정을 공연으로 만든 다큐멘터리다. 또한 이 작품 안에서 벌어지는 퍼포먼스의 현장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영상화 했다고도 볼 수 있다.

댄스 필름은 안무자와 촬영감독 간의 긴밀한 협업이 무엇보다도 중요함으로 이 두 역할을 한 사람이 동시에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은 -무용도 영상 콘텐츠로 창작되며 소비되고 있는 요즘 시대에- 큰 장점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이 작품에는 안무가이자 촬영 감독의 인문학적 사유와 시각이 잘 담겨져 있다.

결과보다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고, 무대와 관람석, 배우과 관객의 경계를 없애며, 어디까지가 연출인지를 궁금하게 하는 여러 시도들이 성승정 작가의 다음 행보를 기대하게 하는 이유이다.

 

<REMEMBER>, 무용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담고자

황미숙 감독의 다큐멘터리 <REMEMBER>는 두 파트로 나뉘어서 전개된다. 파트 1 ‘그녀는 예뻤다’ 에서는 성신여대 무용과에 재직중인 김순정 교수의 일대기가 잔잔하게 펼쳐진다. 안무자와 무용수로, 교육자로서 활동하고 가르치는 모습 속에 춤에 대한 그녀의 열정과 재능을 담아내었으며, 그것을 이루기 위해 애써온 고통과 인고의 시간들을 나레이션과 함께 고즈넉이 그려내었다.

파트 2 ‘그녀는 말했다’ 에서는 정신여고에서 36년간 무용교사로 재직했던 석정아 선생에 관한 이야기를 인터뷰 형식으로 풀어낸다. 긴 시간동안 학생들에게 무용을 지도하면서 겪었던 다양한 이야기들을 통해 그녀의 교육 철학을 엿볼 수 있었으며, 무용 교육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교육적으로 유익한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評 이소연(음악-춤 평론가, 아츠인 탱크 공동대표, 한국예술종합학교 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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